11회 연속 월드컵 본선행에 도전 중인 축구대표팀이 난적 요르단과의 원정경기에서 값진 완승을 거뒀다.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축구대표팀은 11일 요르단 암만의 암만국제경기장에서 막을 내린 요르단과의 북중미월드컵 아시아 3차 예선 B조 3차전 원정경기에서 이재성(마인츠)과 오현규(헹크)의 연속골에 힘입어 2-0으로 이겼다. 앞선 두 번의 경기에서 나란히 1승 1 무를 기록해 조 1위(요르단)와 2위(대한민국)를 나눠 가진 한국은 1승과 승점 3점을 추가하며 2승 1 무 승점 7점으로 B조 선두로 올라섰다. 요르단은 세 번째 경기에서 첫 패배(1승 1 무 1패)를 기록했다. 올해 초 아시안컵 본선에서 조별리그와 4강전에서 요르단을 만나 무승(1 무 1패)에 그친 아쉬움도 속시원히 풀었다.
선제골이자 결승골은 전반 38분에 나왔다. 오른쪽 측면을 파고든 설영우(츠르베나 즈베즈다)가 왼발로 올려준 볼을 정면에서 이재성이 쇄도하며 훌쩍 뛰어올라 머리로 받아 넣었다. 체격과 스피드, 조직력을 겸비한 요르단의 중앙수비진도 후방에서 순간적으로 파고든 이재성을 제어하지 못했다.
추가골은 홍명보 감독의 용병술이 적중한 결과였다. 후반에 나란히 교체 투입된 선수들이 득점포를 합작해 냈다. 후반 23분 배준호가 밀어준 볼을 오현규가 받은 뒤 상대 수비수 한 명을 제치고 강력한 오른발 슈팅으로 골네트를 흔들었다.
이재성은 근육 부상으로 이달 A매치 엔트리에서 제외된 주장 겸 에이스 손흥민(토트넘)의 동갑내기 절친이다. 손흥민을 비롯해 이강인(파리생제르맹), 황희찬(울버햄프턴) 등 스타들이 즐비한 축구대표팀 공격진에서 빛나는 존재는 아니지만 공격은 물론, 수비에도 적극 가담하며 궂은일을 도맡고 있다. 절친한 친구 손흥민이 부상으로 빠져 축구대표팀 공격력에 대한 의문부호가 달린 상황에서 직접 득점포를 터뜨리며 해결사 역할을 대행했다.
추가골 주인공 오현규는 올해 초 열린 아시안컵 본선에 최전방 스트라이커 자원으로 참여했지만, 이후 부상과 부진이 겹쳐 대표팀에 좀처럼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홍명보 감독 부임 이후 10월 A매치에 처음 부름을 받은 그는 난적 요르단과의 승부에서 승리에 쐐기를 박는 추가 골을 터뜨려 눈도장을 받았다. 득점뿐만 아니라 상대 수비진을 끌어내고 공간을 만들어내는 움직임도 돋보였다.
기분 좋은 완승을 거뒀지만 숙제도 떠안았다. 손흥민의 빈자리를 대신 맡은 황희찬이 전반에 발목 부상으로 일찌감치 교체됐고, 대신 그라운드에 나선 엄지성(스완지시티)도 부상으로 후반 초반에 다시 벤치로 물러났다. 이후 역할을 물려받은 배준호가 어시스트를 기록하는 등 인상적인 활약을 선보였지만, 왼쪽 측면 자원 두 명이 부상을 당해 이라크전 출전 여부가 불투명해진 건 눈에 띄는 손실이다.
부담스러운 원정을 승리로 마무리 한 홍명보호는 대한축구협회가 제공한 전세기를 타고 귀국해 오는 15일 용인 미르스타디움에서 열리는 이라크와의 홈 4차전을 대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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